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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의 것들 - 小池眞理子

9/14/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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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저: 小池眞理子(고이케 마리코)
번역: 이규원
출판: 북스피어

고이케 마리코(小池眞理子)의 2017년 발매작 <異形のものたち>의 번역본이 2022년 8월 북스피어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다.

고이케 마리코의 책을 찾아보게 된 것은, 최근 읽었던 <이 행성의 먼지 속에서>에서 이형의 것이나 비현실적인,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책의 대표적인 저자로 언급한 문구를 읽었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괴기소설이나 공포소설의 대가라느니 그와 유사한 다른 표현이 아닌,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대상에 대한 글로 명시해 둔 것에서 우선적인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고, 그보다 큰 부분은 괴기소설로 생각되지 않을 고전적이면서도 수려하고 아름다운 표현들의 대표적인 저자라 한 점에서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겨나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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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에서든 좌측 날개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저자의 약력은 본격적인 독서에 들어가기 전부터 확고한 믿음을 준다.

사람을 특정한 수상이나 그 외의 소위 '스펙'으로 평가하고 선입견을 갖는 것은 솔직히 권장되지 않는 접근일 것이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공적인, 그리고 객관적인 안도나 기대를 갖기에는 그만큼 적합한 지표도 없다.

활동을 시작한 후부터 꾸준히 다양한 분야에서 다수의 수상을 이어왔으며, 집필 활동이 멈추지 않는 멋진 작가라 생각한다.
책은 전형적인 일본 문학의 색채가 짙게 묻어난다. 총 6개의 단편으로 묶여 있는데, 제목 그대로 초현실적 혹은 심령적인 존재에 대한 조우와 감정을 표현한다.

경우에 따라 그 감정은 공포로 그려지기도 하고, 회상 속에서 불현듯 불러 일으켜지는 추억과 두려움이 되기도 한다. 어느 글에서는 기대나 따스함을 비정상적으로 받기도 한다.  물론, 그 결말은 대부분 열린 형태이지만 그다지 뒤가 깔끔하고 아름다울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가장 재미있던 점은 불륜이나 외도, 이혼이 많은 이야기에서 필수적으로 들어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되지만, 
저자가 불륜이나 외도 등에 대해서 일종의 심리적인 상처를 가지고 있거나, 혐오하는 것은 아닐까 (당연한 것이지만)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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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외로움이나 쓸쓸함, 회한을 느끼도록 상황에 오랜 시간을 들여 조금씩 밀어 넣는 장치로 쓰인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한 편에서는 일본 특유의(이는 오로지 내 주관적인 생각이며, 드라마나 소설 등에서 자주 접한 분위기로 이야기한다) 문화적인 공감대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불륜과 죽음은 매우 밀접하다.
인과관계의 밀접함이라기 보다는 개인과 타인에 대한 반응과 결과가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불륜은 인륜 혹은 도의적 측면에서 부적합하지만, 개인으로 본다면 아름다운 사랑 중 하나다.
이미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회의감이나 불편함을 갖는 세대가 두터워지고있음을 생각한다면, 불륜을 나쁜 것으로 생각하도록 모두에게 강요함이 옳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불륜은 본인에게는 그 순간 무엇보다 큰 사랑으로 여겨지지만,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회복될 수 없는 장애를 남긴다.

죽음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의 죽음은 개인에게는 안식이다. 그 과정이 자연스러운 죽음이든, 병으로 인한 것이든, 사고로 인한 것이든, 결과는 안식이다. 죽음 이후는 그 무엇도 없다. 종교적 혹은 개인적 이유로 사후에 더 큰 의미를 둘 수도 있겠지만, 현실에서만을 따져본다면 죽음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최종적인 끝맺음이다. 하지만 죽음은 남겨진 자들에게는 거대한 슬픔이자 영원한 애도로 각인된다.

고이케 마리코의 단편 이야기들에서는 이와 같은 상반되거나 이질적인 감정이 함께 묻어 나온다.
편안한 분위기지만 무언가 불편하고, 밝은 환경에서도 어두움이 슬며시 끼어들어 스쳐 지나간다.

이형의 것들과 조우하는 것은 섬뜩한 공포라기 보다는 단순히 비이성과 비존재를 넘어선 하나의 교차점을 직시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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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ptemb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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